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역지사지
윤진민
2023. 9. 18. 18:14
아가, 밥 먹었어? 엄마 배고파...
너는 다이어트 안 해도 돼서 좋겠다, 우쒸...
우리 예전에 살던 동네 쇼핑몰, 거기 3층에 인테리어 소품 팔던 가게들 많았던 거 기억나? 그 동네에서 초창기부터 15년 넘게 그 쇼핑몰을 봤지만 정말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었지.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인테리어는 '심플 이스 베스트!' 수납장에 다 넣고 문을 닫아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거거든. 오브제가 있으면 너저분해 보이고 먼지 낀 거 닦아야 하는데, 도대체 왜 누가 이런 걸 사가길래 이런 가게들이 안 망하고(?) 유지되는지 이해할 수 없었거든.
최근에 인터넷쇼핑몰에서 추천상품을 둘러보다가 어떤 아이한테 첫눈에 반했어. 춤추는 고양이 인형인데 만세하고 있는 두 손에 이어폰이나 볼펜을 올릴 수도 있어!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주문했더라.
택배 기다리는 시간도 행복했고 받아서는 크리스마스 선물 뜯는 기분으로 상자를 개봉했어. 5마리 세트라서 아.에.이.오.우. 라고 이름을 지어주고 제일 잘 보이게 TV앞에 아이돌 대형으로 뒀어. 청소할 때마다 물티슈로 닦아주면서 앞뒤좌우 위치를 바꿔주고 돌아가며 센터에 세우고 있지, 누구 하나 소외감 느끼지 않게.
아.에.이.오.우. 를 보면서 나의 편협함을 반성했단다.
사랑해요! 아.에.이.오.우.! 이 엄마가! 지켜줄게!
...
너도 사랑하지... 너도 지켜줄겨.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