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가, 엄마가 싸준 냉동식품들 다 먹었어? 엄마가 먼저 기미하고 그다음 네가 와서 먹어보고 컨펌한 것들만 싸 주는 거 알아, 아들마마?
엄마 출근길 버스노선에 큰 아파트 단지가 여러 개 있어. 지나가다 보면 유치원 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 무리를 많이 보게 돼. 귀여운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그맘때 네가 생각나.
한 번은 여럿이서 유치원 버스를 기다리는데 한여름에 타이즈를 입고 장화를 신은 친구가 오는 거야. 그러면 모든 엄마들이 그 친구 엄마에게 안쓰러운 눈길을 보내며 묻지.
"싸우다 졌구나?"
그러면 그 엄마 왈
"털장화 아닌 게 어디야."
그럼 엄마들은 다시 위로의 눈길을 보내곤 했어.
넌 옷에 관해서는 키우기 쉬운 아이였어.
옷은 벌거벗고 나가면 창피하니까 입고
신발은 맨발로 나가면 아프니까 신고
바지는 아래, 티셔츠는 위에 입는다는 외에 아무 생각이 없어서 주는 대로 입었지.
먹는 것에 관해서는 지에미도 못 믿는 초초초 예민 보스에 왕까탈이었는데...
+ - = 0 인 건가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