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크리스마스

윤진민 2023. 12. 25. 17:08

아가, 어서 와! 밖에 많이 춥지? 얼굴이 다 얼었네. 얼른 손 닦고 와, 밥 다 됐어. 
어머~ 손에 있는 건 엄마 선물이야? 엄마도 준비했는데, 트리 아래 빨간 상자가 네 선물이야. 네가 필요한 게 없다고 해서 장갑하고 목도리를 골랐어, 여러 개 있어도 괜찮을 것 같아서.
이따 밥 먹고 같이 풀어보자. 
 
캐럴송 좋지? 이거 엄마가 20대 중반에 샀던 건데 요즘애들은 CD 안 듣나? 옛날사람이라니, 세기말 감성을 즐기는 거야.
네가 격동의 90년대를 알아? IMF, Y2K가 뭔지 아냐고!
 
오전 내내 바빴지만, 행복했어. 너 먹일 밥하고, 고기 굽고, 연어샐러드에 연어로 장미 만든 거 보여? 쌈채도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.ㅋㅋ  찡그리지 마, 다음엔 고기를 이것저것 다 준비해 줄게. 산타딸기 예쁘지? 얼굴이 좀 찌그러졌지만 맛은 보장해.
이따가 '나 홀로 집에 1,2'를 절대 봐야 해. 그래야 크리스마스가 완성되는 기분이 들거든. 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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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크리스마스 꿈을 꾼 건지, 크리스마스의 꿈속에 내가 있는 건지... 
 
공사다망하신 아드님,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더 바쁜 건 알겠는데, 엄마한테도 시간 좀 내줘. 
그러고보니 너 없는 크리스마스는 처음이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