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가, 밥 먹었어? 햇반이랑 이것저것 같이 보냈다. 엄마카드 할인될 때까지 기다렸어야 했는데 네가 급하다고 해서 그냥 주문했어. 5천 원 정도 할인받을 수 있는데, 아까비...
엄마가 추석 지나고 체중계에 올라가 보니 말도 안 되는 숫자가 뜨더라고. 체중계가 고장 난 거 같아. 목욕탕에 가서 다시 재 봤는데, 거기 체중계도 고장 났더라고. 지난여름휴가 때도 체중계들이 다 고장 나더니, 자주 고장이 나네.
향후 우리나라 저울산업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집에 왔어.
체중계의 황당한 숫자는 고장 때문이고,
바지가 쪼이는 건 건조기에 돌려서 작아진거고,
반지가 잘 안 빠지는 건 혈액순환이 잘 안 돼서 부은 거야.
엄마랑 네가 그렇게 합의보자.
살다보면 언젠가 체중계가 저절로 고쳐지고, 옷도 다시 늘어나고, 붓기도 빠지는 날이 오겠지...
(아련한 눈빛)
밴드바지에 광폭밴드 처음으로 디자인하신 분, 노벨평화상 드리고 싶다.